미래_시골할배 44

210831_쪽파를 또 심고 배추 모종을 했다

월요일인 어제는 붉은 고추를 따기로 한 날이었다. 한번 따면 사과박스 한 박스 쯤 되기에 어제 아침에도 박스를 준비해서 텃밭으로 나갔다. 그런데 붉은 고추가 대부분 터져 있었다. 병이 든 것인가 싶어서 터진 고추는 따자마자 멀찌감치 던져버렸다. 주변에 있는 토마토 역시 익어가는 중에 터져 있었다. 고추에서 시작된 병이 토마토에게 까지 옮겨 갔나 싶어서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터진 고추를 버리다 보니 수확한 고추는 비닐가방으로 한가방 밖에 되지를 않았다. 서글픈 생각에 주변에 있는 오이 넝쿨을 비집어 보았더니 오이도 제대로 크지 못하고 반쪽짜리 상태에서 색깔이 늙은 오이 색깔로 변해 있었다. 오이를 2개 따고 호박이 주먹만 하게 자란 것이 있어서 따고, 콩이 익은 것이 보여서 한줌 따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미래_시골할배 2021.08.31

210823_가을 장마 속의 무와 쪽파

가을 장마가 계속된다. 새벽에 출발할 때 몇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중간에 그쳤다. 아마도 오늘 새벽 텃밭에 나갈 수 있도록 해주시나 보다. 5시20분에 회사에 도착하니 아직 어스럼이 심하다. 잠시 사무실에서 뉘적대다가 장화로 갈아신고 텃밭으로 향했다. 맨 저 붉은 고추부터 땄다. 6번째 수확인데 이번에는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에 따는 고추는 말리지 말고,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두련다고 아내가 말했었다.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1년 내내 필요할 때 먹으면 된다고 한다. 음식을 요리할 때 제철이 아니라도 냉동실에 둔 것을 사용하면 편리하다고 했다. 고추를 따고는 고구마 줄기를 땄다. 지난 금요일에 따간 고구마 줄기가 연해서 맛있다며, 따다주면 아내가 삶아서 그것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

미래_시골할배 2021.08.23

210822_고추농사를 짓기 전에

시골할배는 농사가 준비된 할배여야 하는데, 시골할배라 자칭하기가 부끄러워진다. 지난 봄에 회사 공터에 텃밭을 일구고 고추를, 일반고추 100포기, 청양고추 10포기를 심었었다. 회사 식당 사장님이 고추농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주저함 없이 심었었다.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서 그간 5번에 걸쳐서 수확을 했다. 한번에 사과상자 한 상자 분량으로 수확을 했다. 거의 닷새 간격으로 수확을 하다보니 문제는 말리는 것이었다. 거둔 고추가 채 마르기도 전에 또 다른 고추가 수확되니 말리기가 감당이 안된다. 나는 출근을 해야 하고, 아내는 새벽같이 외손녀 돌보러 갔다가 한밤중이 되어야 돌아오니, 집 밖에 고추를 내다 말릴 수가 없다. 중간에 소나기라도 올까 봐서다. 그래서 햇볕도 들지 않는 작은 중정에 ..

미래_시골할배 2021.08.22

210813_무 심을 공간 작업

출근하니 4시 50분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장화로 갈아 신고 텃밭으로 향했다. 아침 바람 속에 가을끼가 스며있는 듯 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무더위도 조금씩 물러가려나 보다. 어스럼 했지만 작업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단풍나무 가지 사이에 꺼꾸로 걸어두었던 삽을 내리고 가지고 온 장갑을 꼈다. 오른쪽 팔에 통증이 아직 많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무를 심을 텃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삽이 꽃혀 있는 지점에는 그동안 수확해 먹은 상추가 있던 곳이다.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한줄로 정리된 곳은 어제 아침에 심은 쪽파 파종 자리이다. 키가 훌쩍 자라고 씨를 영글고 있던 상추를 뽑아서 버리고 무 밭 작업을 했다. 아침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지만 얼굴로는 땀이 물흐르듯 한다. 안경 유리로 땀이 타고 내려..

미래_시골할배 2021.08.13

210812_쪽파를 심었다

어제 권사님이 쪽파 종구를 가져다 주셨다. 반은 지금 심어서 추석에 먹으면 되고, 반은 조금 더 있다가 심어서 김장할 때 놓으면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다른 날 보다 일찍 출근했다. 쪽파도 심어야 하고 며칠 사이에 붉게 익어있는 고추도 따야하기 때문이다. 3시 40분쯤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곧장 회사로 갔다. 회사에 도착하니 5시 15분쯤 되었다. 6월 말에는 아침 5시면 날이 훤하게 밝았었는데 이제는 아직 어스름이 짙게 남아있다. 사무실에서 권사님이 주신 종구의 마리 부분을 가위로 잘랐다. 매운 맛에 자꾸만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난다. 식사를 준비할 때 파를 만지는 여자들의 노고가 새삼 느껴진다. 꼭지를 자른 종구와 고추 수확을 위한 박스를 챙겨서 텃밭으로 갔다. 우선 파종을 할 곳..

미래_시골할배 2021.08.12

210810_고추를 말리자

붉은 고추를 따면 이틀 정도 그늘에 두었다가, 큰 다라이에 물을 담은 후 식초를 종이컵 반컵 정도 타서, 붉은 고추를 씻으라고 권사님이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맑은 물로 두 번을 행궈서 말리면 된다고 하셨다. 7월 하순에 첫 수확을 해서 사무실에 두었더니 나 몰래 권사님이 가져가셔서 씻어서 고추말리기 기계로 말려서 가져다 주셨다. 꼭찌까지 따서 말렸다며 두근 반이더라고 하셨다. 무더위에 괜한 고생을 하시게 한 것 같아서, 두 번째 수확을 한 것은 권사님이 보실 수 없도록 자재 창고에 보관 했다가 퇴근하면서 가져다 씻어서 말렸었다. 뙤약볕에 그냥 말리면 하얗게 변할 수도 있다고 해서, 그늘에 말리기로 하고는 중정에 자리를 펴고 말렸다. 그런데 중정 바닥에서 베어 올라오는 습기 때문에 잘 마르지 않는다. 주..

미래_시골할배 2021.08.10

210723_여름 퇴약볕에 늘어진 농작물이 불쌍해

폭염으로 인해 농작물의 열매가 한층 빨리 여물어져 가는 것 같다. 어제 점심 시간에 마주친 권사님이, 날이 더워서 옥수수가 빨리 익는 것 같다며 빨리 따야 하겠더라고 하셨다. 하지만 낮엔 너무 더워서 밭에 나갈 엄두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일찍 출근해서, 박스를 하나 준비해서는 텃밭으로 갔다. 어떤 것이 익은 것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권사님은 수염이 마른 것과, 줄기에서 떨어져서 고개를 숙인 것이 익은 것이라고 했었다. 생각만큼 쉽게 따지지 않았다. 옥수수를 잡고 힘껏 비틀어야만 따졌다. 한 박스를 수확했다. 수확한 옥수수를 사무실로 가져다 놓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고 써 붙여두었다. 그리고 5개를 챙겨서 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다. 첫 수확물이니 퇴근 할 때 집에 가져가서 주말에 삶아 ..

미래_시골할배 2021.07.23

210707_텃밭이 한강이 되었네

남부지방은 폭우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여기도 아침에 보슬비가 내렸다. 일찍 출근하여 우산을 들고 장화를 신고는 텃밭으로 나갔다. 비가 와서 물을 줄 것도 아닌데도 가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다. 텃밭 가까이 가니 놀라운 모습이 기다리고 있다. 밤새 비가 많이 왔는지 고추밭이 물에 잠겨있다. 텃밭을 만들 때, 폭우를 대비한 배수로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난감했다. 비 속에 그대로 두면 고추가 탄저병이라도 들 것 같아서 우산을 접고는 삽과 괭이로 배수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보슬비를 맞으며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비는 고사하고 땀이 등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터 주는 물고를 따라 물이 졸졸 따라서 흘러내렸다. 신발이 흙에 떡이 되어 다리가 무겁다. 질퍽질퍽한 땅을 파서 물고를 축대 가까이까지 만들었다..

미래_시골할배 2021.07.07

210705_커버린 호박을 우야노

맷돌호박을 너댓 수 심었는데 잘 자란다. 여기 저기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고 했더니, 아내가 나중에 늙은 호박 되면 처리곤란하다고 작을 때 따 오라고 했다. 점심시간에 텃밭에 가서 하나를 땄다. 요리해 먹기에 딱 적당할 듯 하다. 그런데 호박을 딴 넝쿨보다 더 일찍, 더 무성하게 자란 나무에는 왜 열리지 않지? 하면서 호박 넝쿨을 헤집어 보았다. 그랬더니 잎사귀 아래로 요강단지만한 커다란 호박 두 개가 수줍은 듯이 숨어 있다. 너무 커서 따 가봐야 새어서 못 먹을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 누렁이가 되도록 놔둬야겠다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로 와서 아내에게 세 개의 호박 사진을 보냈더니, 아내 왈 지금 열린 호박은 누렁이가 되지 못하고 장마에 썩을 것이라며 따 오라고 한다. 너무 크다고 했더니 아내가 난..

미래_시골할배 2021.07.05

210702_농약을 쳤다

전 직장에 다닐 때, 주말농장을 임대해서 10년 이상을 가꾸어 먹었었다. 봄에는 주로 상추와 열무를 심었었고, 고추와 오이 가지 등을 몇 포기 심어서 우리 집에서 먹을 만큼은 수확했었다. 가을이 되면 배추와 무를 심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때는 농약이라는 것을 전혀 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텃밭은 상추, 부추, 열무, 오이, 들깨는 옛날 주말농장 수준으로 심었지만, 호박과 옥수수를 많이 심었으며, 고추는 무려 110포기를 심었다. 그런데 이 고추가 문제다. 고추 심은 것을 보신 권사님이 약을 치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겁을 주셨다. 그래서 이번주 초까지는 두 번에 걸쳐 살충제와 영양제 농약을 살포했었다. 농약을 치기 위해 5리터짜리 분무기도 구입했었다. 그런데 또 권사님이 장마가 오기 전에 고추밭에 탄저..

미래_시골할배 202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