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논에 같이 가 보고 싶다고 해서
아침을 먹고 느지막하게 9시에 출발했다.
도착하니 열시가 다 되어 초여름의 열기가 가득하다.
안쪽 논 주인이 물을 데려고 했는지
물꼬를 트지 않은 우리 논에 물이 많이 고였다.
논두렁에 풀이 많이 자라서 논을 가로질러 들어갔다.
주말에 물을 주고 갔는데 열무는 노란끼가 많고
부추는 머리가락 처럼 가늘게 싹이 돋아났지만
커지를 않고 있어 애닮다.
열기 속에 주저앉아 부추 주변의 풀을 뽑고자 했지만
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는 아내가 물을 담기 편하게
도랑에 깊은 웅덩이를 파주었다.
고랑을 막아서 겨우겨우 물을 담던 아내가
자기 머리보다 좋다고 칭찬을 해준다.
물꼬를 튼 논이 오히려 밭 보다도 가뭄을 더 타는 것 같다.
물조리로 퍼 주어도 곧 바로 물기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고랑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다시 물꼬를 만들고
옥수수에 물을 덤뿍 주니 아내가 비료 시비를 한다.
둘이서 돌아가며 맛으로
논두렁 풀을 베어서는 간이로 만든 두엄지에 모아두고
귀가길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금광호수 곁의 공원에 들러
준비해 왔던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담에 아윤이가 크면 데려와서 피크닉 하면 좋겠다 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점심을 먹으니 한껏 여유로움을 느낀다.
아내는 돈 벌자고 산 논이 아니니 이렇게 시엄시엄
여유롭게 살잔다.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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