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여름비 가을비 겨울비
과학적인 면에서 보면 똑같은 비인데도
감성적 관점이 앞서서 그런지 다른 이미지를 준다.
봄비는 꽃망울도 깨우지 않으려는 듯 하는
보슬비를 연상케 하고
여름비는 먼지 가득 덥힌 나무들에게 샤워를 시켜주려는 듯
세차게 내리는 장마와 태풍을 연상케 한다
가을비는 가을걷이를 준비하는 농부들의 애간장을 태우지만
떠나가는 생명의 낙엽들에게 주는 석별의 정을 연상케 한다.
겨울비는 눈녹은 후의 질퍽함을 없애주려는 듯
봄을 재촉하는 성급함을 보여준다.
어제부터 내리는 오월의 비는 봄비인지 여름비인지 헷깔린다.
어제는 한시간만에 오십밀리를 쏟아부어 여름비라 여겨졌지만
오늘 아침에 내리는 비는 마지막 남은 꽃들을 어루만지고
회사 연못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잠을 깨울까 조심스러워하는
보슬비 중의 보슬비 같다.
밤만 되면 대상포진의 여진같은 두통으로
힘들어 요동치던 아내의 두통이
오늘 아침 보슬비처럼
가만가만 가라앉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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