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픕니다.
아내가 힘들어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침실을 나서면서부터
찡그린 얼굴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조마조마 하면서 기대하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밤새 차도가 있기를 기대하던
간절함이 소리없이 무너지고
잠시 짜증스런 마음이 휙 스쳐갑니다.
아내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나고
손은 머리를 감싼듯 귀옆을 누릅니다.
머리 모근 부근이 하얗게 변하고
야윈 얼굴도 까칠합니다.
아픔을 뱉어내는 신음소리와 함께
장모님을 참 닮았다는 생각이 스쳐 갑니다.
지난주에는 장모님도 입원을 하셔서
아내의 마음이 더욱 무거울 것 같습니다.
자신의 통증 조차도 참기 어렵기에
엄마의 입원 소식은 차라리 잊고 싶을듯 합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곁에 앉아만 있어야 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미안해서 슬쩍 곁으로 다가가
쓰다듬어 주기만 할 뿐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내가 참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나는 참 미안합니다.
아프게 한 것이 나의 탓인 것 같아서...
아내가 그렇게 되도록 내가 살아온 것 같아서...
나에겐 이 미안한 사랑 밖엔 없는 것 같아서...
아내가 빨리 회복되고
장모님이 빨리 회복되어
웃는 모습으로 로하를 맞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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