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전문
1 수아 사람 빌닷이 대답하여 이르되
2 하나님은 주권과 위엄을 가지셨고 높은 곳에서 화평을 베푸시느니라
3 그의 군대를 어찌 계수할 수 있으랴 그가 비추는 광명을 받지 않은 자가 누구냐
4 그런즉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하며 여자에게서 난 자가 어찌 깨끗하다 하랴
5 보라 그의 눈에는 달이라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별도 빛나지 못하거든
6 하물며 구더기 같은 사람, 벌레 같은 인생이랴
○ 묵상
다른 사람과 말다툼 중일 때, 부부간에 부부 싸움을 할 때, 어릴 때 친구들과 싸울 때, 우리는 내 주장이 막히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주장을 귀담아 듣지 않은 채 내 주장만 고집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내 주장이 한계에 다다르거나 논리 전개의 다양성이 딸릴 때입니다.
이럴 때, 그때부터 우리는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어릴 때는 친구와 다투다가 대응할 말이 딸리게 되면 "xxx다" 라고 계속해서 한가지 욕설로만 대응하기도 합니다. 좀더 커서는 "그래 늬 똥 굵다" 하면서 수긍하지 못한 채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논리에서 떨어지면 이렇게 코너에 몰리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딱히 할말이 없는 것이지요.
욥기는 총 42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세 친구와 욥과의 논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 친구는 계속해서 한가지 논리로만 욥을 몰아붙입니다. 욥 네게 죄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징계한 것이다. 그러므로 네 잘못을 인정하고 하나님에게 용서를 빌어라 라는 것입니다. 세 사람이 하나가 되어 욥을 몰아붙입니다. 그러나 욥은 그들과 다릅니다. 그들의 말을 되받아 치면서 하나님을 찾고 붙잡으려고 합니다. 그 42장 중에서 이번 25장으로 세 친구의 공박은 끝이 납니다. 그동안 가장 연장자인 엘리바스는 그래도 세 번에 걸쳐 논쟁을 했지만 빌닷은, 세번째인 오늘 본문에서 보다시피 6절로 간단하게 끝납니다. 더구나 가장 연소자인 소발은 두번으로 끝났습니다. 오늘 본문은 빌닷의 공박인데, 6절로 간단하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그냥 "늬 똥 굵다" 라는 식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남의 얘기나 사정을 들어보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주장만 하려고 하면 결국 할말이 없고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오늘 본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빌닷은 2절과 3절에서 "하나님은 주권과 위엄을 가지셨고 높은 곳에서 화평을 베푸시느니라 그의 군대를 어찌 계수할 수 있으랴 그가 비추는 광명을 받지 않은 자가 누구냐" 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시고 그 세상의 화평을 추구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의 말은 맞습니다. 지식적으로 보면 틀린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맞지만 틀립니다. 지식적으로 맞으나 진리에서는 틀립니다. 하나님이 화평을 추구하는 분임은 맞습니다. 그렇다면 욥에게도 하나님이 화평을 주시려고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화평을 주시려고 하는 분인데 왜 욥에게만은 예외인가에 대한 논리적 전개가 없습니다. 결국 그는 욥의 논리적 대응에 할 말이 없게 되자 하나님을 동원해서 이겨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요즘 2023년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정부 인사를 불러다 놓고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 국회의원들의 작태를 보면 첫째는 질문을 하면서도 답변을 못하게 합니다.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듣게 되면 자기가 주장하는 논리가 깨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가관인 것은 둘째로, 그러다가 안되면 자기가 하는 말은 국민이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자기는 국민을 대신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잔말하지 말고 듣기만 하고 반성하라고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꼭 어린 아이들이 싸우다가 안되면 아버지나 형을 데리고 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내 주장과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의 이름을 파는 국회의원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것은 올바를 신앙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영광의 대상이지 나를 내세우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변한다고 하려면 그 마음에 자기애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대변하려면 나를 내세우려는 마음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려는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논쟁에서 코너에 몰리자 욥을 구더디 같은 사람, 벌레같은 인생이라고 저주하는 빌닷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을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맞는 말이 맞는 말이 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사랑이 없으면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진실이 되지 못함을 깨닫고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가족과 이웃에게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과 사정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로 살아가게 축복하여 주옵소서.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니라 논쟁 중에서도 하나님을 찾고 그 하나님을 인식하고 깨달을 수 있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주말입니다. 그리고 가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풍 나들이를 나가는 계절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민족들이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안전하고 기쁜 마음으로 이 계절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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