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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9_인생은 똑딱 시계

서정원 (JELOME) 2018. 6. 29. 09:16

평소에는 4시 40분쯤 되면 눈이 뜨이고

잠시 눈을 굴리다가 곧 침대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지체없이 샤워백을 챙겨서는 운동길에 나서고

캐슬리안 센터 로비에 가방을 놓고는

유산소 운동인 산책길을 나선다.


오늘 아침도 같은 시간에 눈을 떴다.

하지만 왠지 몸이 무겁다.

자동적으로 움직여지던 습관대로가 아니고

잠시 좀 쉬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툴툴 털고 일어섰다.

리베라 골프장 숲으로부터 불어노는 바람과

상쾌한 아침 공기가 망설였던 내 마음을 가볍게 했다.


40여분간 걷고 캐슬리안 센터 문 밖에서

평소처럼 10여분 스트레칭을 하고는

샤워장으로 들어가 뜨거운 물로 면도와 샤워를 하고

다시 집으로 와 출근준비를 하고는

부랴부랴 회사로 향했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는

CCM 음악을 틀어 밤새 집무실에 가득해 있던

눅눅한 분위기를 걷어낸다.

그리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서 아침을 먹고는

집무실로 돌아와 QT시간을 가졌다.


중간에 일터는 달라졌지만

이렇게 똑같은 일상이 35년간 반복되었다.

말이 35년이지 횟수로 따지면 상당이 많은 횟수일 것이다.

문득 이러한 반복된 일상이 나의 의미있는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돈을 벌여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기계적인 동작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껏 그것이 기계적인 일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부양의 의무라고도 생각지 않았다.

그것이 나의 존재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는 날 보고

한 옛 친구는 뭐하러 사냐고 한 적도 있지만......

내 나이 벌써 63이다.

이 반복적인 일상을 벗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손주를 위해 좀 더 일해야 하겠다는

얼마전의 아내의 농담도 내게 부담이 됨이 사실이다.

월금이 끊어지면 아내와 함께 사는 지금처럼의 삶에

큰 불편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도 부담이 됨이 사실이다.

색다른 삶을 꿈꾼다는 것이

지금의 삶에 대한 교만함인 것 같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 일 것 같다.

간혹 오늘 처럼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가

더 자주 생기더라도

내 삶의 가치를 더 단단히 하면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저하지 말고 갈등하지 말고

주어진 일터, 주어진 삶을 소중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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