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이라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5시가 조금 넘어서서 아내는 새벽기도로 향하고
난 회사를 향해 출발했다.
주말부터 추워진 날씨가 오늘은 영하 10도를 가리킨다.
그래도 주차장이 아파트 지하에 있어서
차량 유리가 얼지 않아서 다행이다.
회사에 도착하니 6시1분이다.
경비 아저씨가 나와서 인사를 한다.
너무 일찍 와서 추위를 타게 해서 미안하다.
집무실로 올라와 난방기를 틀고도 추워서 히터도 켰다.
그리고 나중에 직원들이 오면 추울 것 같아서
사무실 이곳 저곳의 난방기를 다 틀었다.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어서 창밖이 잘 보이지 않는다.
창밖을 보면서 저기 쯤 연못에도 얼음이 얼었을 것 같다.
겨울의 상징은 얼음이다.
그리고 얼마나 추운가는 얼음의 두께를 깨어 보면 안다.
혹 처마 밑에 고드름이라도 달리면
그 고드름의 길이로 추위의 강도를 가늠했었다.
시골 우리집 처마에는 고드름이 달렸지만
마당에서 따기에는 높아서
아랫채 사랑방 앞에 있는 마굿간 처마의 고드름을 따서
입에 넣어 빨아 먹기도 했었다.
아무런 맛이 없는 고드름인데도 왜 빨아 먹었었는지 ......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갈 때 쯤
맛있는 얼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밀림 아이스케키' 아이스바 이다.
한통에 55개가 들어있는 아이스케키 통을
50원에 구매해서 한 개 1원씩에 팔고는
친구와 둘이서 5개를 먹어치웠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얼음은 얼음이다.
겨울이면 가뭄이 들어서
마을 가운데 있는 우물이 말랐었다.
새벽 4시경이 되면 어머니는
도둑골 골짜기에 있는 샘물을 퍼러 물동이를 이고
추위를 참으며 산중길을 잰걸음으로 가셨었다.
행여 다른 사람보다 늦어면 그것도 구하기 어려웠다.
낮이면 나는 행여나 고인물이라도 있나 해서
물지게를 지고 그곳을 찾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훍물이 섞인 물을 퍼 와서는
가라앉혀 소죽 끓이는 데 쓰기도 했다.
그 샘물 위에도 두꺼운 얼음이 얼어
어머니는 꽁꽁 언 손으로 돌맹이를 주워 깨곤 했었다.
먹는 물도 귀했지만
여인들의 고충은 빨래감이었다.
우리집은 식구가 많아서 유독 빨래감이 많았다.
어머니는 그 빨래감을 이고
점녕굴 고개를 넘어 연못가로 가셔서
꽁꽁 언 연못의 얼음을 깨고는
그 차가운 몰로 빨래를 하셨다.
어머니의 빨래 방망이 두드리던 소리가 지금도 선하다.
빨래를 마치면 언 손으로 반쯤 짠 무거운 빨래를 이고
다시 산을 넘어 집으로 오셨었다.
그래서 내게 얼음은 유독 차가움을 연상케 한다.
옛 시골의 겨울은 얼음 때문에 더 추웠었다.
얼어터진 손등에 안티플라민을 바르며
만병통치약이라고 웃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나중에 커서 내가 대학 대닐 때도
어머니는 안티플라민 애용자 였었다.
내가 농담으로 배아플 때도 안티플라민 바르시죠
하던 추억이 생각난다.
시간이 흘러 어둠이 걷히고
창밖으로 연못이 드러나 보인다.
그 위에 두꺼운 얼음이 얼어 있는 듯 보인다.
이 겨울 모두가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나도 어머니도 그리고 우리 가족과 이웃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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