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새벽
아내가 죽을 듯이 머리가 아프다 하여 출근을 포기하고
아내를 이주대학병원 응급실로 데려 갔습니다.
병명은 대상 포진...
큰 병이 아닐까 걱정하며 검사를 받았었는데
대상포진이라 하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있었습니다.
단층촬영과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주사도 맞고...
입원하라는 말이 없기에 그 역시 다행이다 싶어
퇴원을 시켰고 돌아오면서 수내과에 들러
기력회복용 주사도 맞혔습니다.
그러면 좀 좋아질 줄 알았는데 어제 퇴근을 해보니
아내가 엄청난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병원에 가기도 어렵고 해서
어제 예약했던 내일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의하고
심하면 입원을 시킬 생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는 내 아침식사부터 걱정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간단히 준비하면 먹을 수 있도록
식사준비를 해 두고 출근을 했습니다.
35년여를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동안 아내가 아팠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병원에 가보라고만 했었습니다.
그동안 내게 직장이란 숙명적인 곳이었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충실해야 하는 대상이었습니다.
아내가 엄청난 진통으로 고통받는 지금도
식사할 수 있도록만 준비해 두고 나가는 내 모습이
정상적인 것인지 회의가 듭니다.
그 잘 참던 아내가 죽을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니
대상포진이 참 아픈 병인 것 같습니다.
그 아픔을 함께 해 주지 못했고 지금도 해주지 못하는
이런 나의 모습이 분명 정상적이지는 않을 듯 합니다.
아내에게 참 미안한 삶을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장과 남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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