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권사님이 고추 밭에 일주일 한번씩 약을 쳐줘야 한다고 하셨지만, 오늘과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망서렸다. 새벽에 일어나니 3시 40분이었다. 얼른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날씨를 쳐보았다. 새벽 3시부터 밤까지 비로 되어 있다. 양 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눈을 감았지만 더는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샤워를 하고는 출근 길에 올랐다. 비가 아직 오지 않는다.
회사에 도착하니 5시 20분 쯤 되었다. 하늘을 쳐다보니 아직은 비가 내릴 기미가 없다. 잠시 망설이다가 살충제와 영양제, 그리고 붐무기를 들고 텃밭으로 향했다. 5리터를 타서 골고루 약을 쳤다. 조금 남기에 정원에 심어둔 제피나무에도 약을 쳤다. 7시,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고 올라오니 권사님이 약 치셨나 보다고 한다. 약을 쳤는데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1시간만 지나면 괜찮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고추가 참 많이 열었더라며 농사를 잘 지으셨다고 하셨다. 처음 지어보는 고추 농사라 재미도 있고 기대도 된다.
아침 바람이 선선해서 사무실로 들어와 온 창문을 다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켰다. 그리고는 책상에 앉아 찬송을 두 곡 부르고 아침 묵상을 시작했다. 한참 묵상을 하고 있는데 밖으로부터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쏴~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빗물이 열어놓은 창문을 박차고 몰려든다. 얼른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사무실로 나가 열어두었던 창들을 서둘러 닫았다. 그제서야 아~ 약쳤는데...
약을 친 지 1시간 반쯤 지났으니 권사님 말씀대로라면 지장은 없을 듯 한데도, 그래도 약 치고 비가 오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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