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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6_아버지

서정원 (JELOME) 2019. 1. 16. 11:52

시대에 따라 아버지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내가 경험한 내 아버지는 60년대 70년대의 아버지다.

물론 80년대 90년대를 거쳐 2005년에 돌아가셨지만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학창시절에 형성된

강한 이미지의 아버지이시다.

그 때의 아버지는 절대적 존재였다.

모든 사고와 행동은 아버지의 판단에 기준이 맞춰졌다.

아버지가 나를 자랑하면 내가 제대로 한 것이고

아버지가 꾸중을 하시면 내가 잘못한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무엇무엇 하고 학교 가라 하면

반드시 하고 가야만 했고

다음날 학교 시험이 있더라도 주말에 거름을 치라면

암기장을 손에 쥐고서도 마굿간을 쳐서 실어내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대부분 칭찬을 받으며 컸지

크게 꾸중을 듣고 자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소위 난 범생이었기 때문이고 아버지의 자랑이었다.

우리가 경험한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이다.

강하고 그리고 가정에서 아버지 자체가 법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노년에 많이 약해지셨다.

며느리들이 들어오고 손주들이 생기면서

그 완고하고 절대적인 모습이

차츰 자신의 주장을 접으시기도 하는 모습으로 변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그 모습이 참 안되어 보인다.

아버지가 강하게 자리하고 계셔서

우리가 반듯하게 장성할 수 있었는데

자신의 역할이 다하자 힘이 빠지셨던 건 아닐까 해서다.

그 강하고 절대적인 아버지가 지금 곁에 계시면 좋겠다.

이제는 그것이 아버지의 큰 사랑이었음을 알기 때문에

더 편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버지를 대할 수 있을텐데....



내가 감당한 아버지의 이미지는

물질적인 뒷바라지를 제대로 하려는 아버지이다.

아버지라 불러지기도 하고 아빠라고 불러지기도 하는

변혁기의 아버지 이미지인 듯 하다.

나는 딸들에게 살뜰하게 해 주는 시간 보다는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뒷바라지 하는데에

온 정성과 노력을 다했던 것 같다.

직장에 나가서 일로 말로 상처를 받더라도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든 붙어있으려고 몸부림치고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둔

악착같이 살아가는 80년대 90년대의 아버지이다.

밤늦게까지 일하고 선술집에서 소주로 마음을 달래고

그리고 쓰린 속을 부여잡고

다음날 아침 주섬주섬 다시 일터로 나가는 아버지이다.

늘 어깨 위로 묵직한 책임감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삶

자녀들에게는 무심한 아빠라는 따돌림을 받고 산 삶

경제 성장의 주역이라고 위로받기도 하지만

돈 벌어주는 역할에 충실한 책임감의 아버지 세대이다.



다음 세대를 바라보는 아버지 이미지가 있다.

신세대 아빠의 이미지이다. 아버지라 하지않고 아빠라 한다.

그들은 자녀의 친구이다.

자녀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은 앞 세대 할아버지에게 기대하고

친구처럼 함께 놀아주는 아빠이며

엄마와 똑 같이 아이 양육도 분담하는 세대이다.

어떻게 보면 민주적인 아빠이다.

자기의 권위로 아이를 기르기 보다는

아이에게 맞춰주며 기르는 세대이다.

그래서 아이는 엄마보다도 아빠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부모가 옛 아버지의 역할을 엄마가 한다.

엄마가 엄마고 아빠가 따듯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의 이미지가 바뀌어 가지만

그 근본은 늘 아버지의 사랑임은 변함이 없다.

아버지의 사랑이 있기에 세상을 두려움 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깨닫는 것은

늘 내 아버지가 늙고 없을 즈음임도 변함이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버지가 내 아버지라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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