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_설교정리

210110_설교정리_2021 주가 일하시네 (요 2:1~5)

서정원 (JELOME) 2021. 1. 10. 18:22

○ 말씀전문

1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2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5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 설교요약

지난 주에 은행에 갈 일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잠시 외출을 했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상가들 중 한 건물 2층에 은행이 자리하고 있어서 상가 끝편에 주차한 나는 건물 두 동을 1층 가운데로 걸어서 지나가야만 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휘황찬란한 불빛들로 수놓고 있을 상점마다 불빛은 고사하고 점포세를 놓는다는 A4용지들만이 너덜너덜 붙어있고, 상가 사이로 매서운 바람이 불어 스치고 있었습니다. 그 을시년스러운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녁에 퇴근해서 튼 TV에는, 필라테스트 업계 종사자가 청와대 앞에서 혹한 속에 피켓을 들고 서서 일인 시위를 하는 사진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땅 곳곳이 추위 속에서도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암울하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오버랩 되는 찬양이 있었습니다. [주가 일 하시네] 였습니다.

 

날이 저물어 갈 때 빈들에서 걸을 때

그때가 하나님의 때

내 힘으로 안 될 때 빈손으로 걸을 때

내가 고백해 여호와 이레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주께 아끼지 않는 자에게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신뢰하며 걷는 자에게

 

이 시기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찬양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의 한국 교회, 한국 사회에 이 일하심이 꼭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됩니다. 2021년에는 우리 모두에게 꼭 주가 일하시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럼 우리가 주가 일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1. 포도주가 떨어진 상황에 예수님이 계심을 인식해야 합니다. (Do not forget)

본문의 말씀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혼인잔치의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결혼날로 화요일을 선호합니다. 안식일 후 셋째날입니다. 셋째날을 특별히 선호하는 것은 ①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때, 유독 셋째날을 마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는 말씀을 두 번이나 반복하셨기 때문이라 합니다. ② 셋째날 이날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창1장11절),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1장12절)라며 "씨 맺는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나무"를 나타내셨는데 이 씨는 자손의 번성함을 나타낸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혼례를 저녁 시간에 합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계속하는데 그 중간에 한 번도 똑 같은 음식을 내어 놓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대받은 사람만이 참석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간에 포도주와 같은 음식이 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가나 혼인잔치 중간에 포도주가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3절). 주인으로서는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왜 성경이 이 가나 혼인 잔치의 말씀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데도 똑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하는 중에 재정이 떨어지는 일을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뭔가 좀 제대로 시작해 보려는 찰나에 건강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주시는 교훈은, 혼인잔치의 혼주가 깨닫지 못했다는 점을 우리에게 깨우치게 주십니다. 혼주는 분명 예수님과 그 제자들을 초대하셨습니다. 2절입니다.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그런데 막상 포도주가 떨어지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그 해결사인 예수님이 계심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초청해 놓고는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신 요한복음 6장 6절과 7절을 보겠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지를 아시고 빌립시험하고자 하심이라 빌립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 예수님이 떡을 준비하라고 했을 때, 빌립은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사람들을 먹이려면 이백 데나리온이나 든다고 계산을 했습니다. 계산이 엄청 빠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놓친 것이 있습니다. 그곳에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을 계산에 넣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현장에 예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적 방식, 세상적 계산은 엄청 빠릅니다. 하지만 정작 하나님이 계시다는 계산을 하지 못하며 삽니다. 코로나를 극복해 가려고 온갖 머리를 굴러보지만 정작 하나님을 계산하지 못했던 2020년 이었습니다. 2021년 올해는 우리의 계산을 시작할 때부터 하나님을 염두에 두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2. 내 인생의 문제를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Involve GOD)

혼인잔치의 혼주는 예수님을 초대해 놓고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였습니다. 3절부터 5절입니다.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마리아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해결해 주실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라고 하셨습니다. 다소 매정한 말씀처럼 들리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사랑하는 여인이여 오늘 이 일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는 것이며, 영문 표현으로는 "Why do you involve me", 즉 왜 이 일에 나를 참여시키려고 하십니까 라는 의미입니다.

기도는 예수님을 내 인생에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내 문제에 예수님을 Involve 시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분은 예수님 밖에 없다고 믿고 Involve 해 달라고 간청하는 것입니다.

모교에서 전도사로 일 할 때 경험한 일입니다. 단기선교를 계획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비용을 예상해 보니 3만 달러가 필요했습니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 비용을 마련 할 길이 없어서, 결국 선교지원단체에 전화를 했습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며 그 이유를 열 가지도 넘게 나열했습니다. 그러자 전화를 받으신 담담 권사님의 대답을 듣고는 망치로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권사님의 말씀은 "전도사님, 선교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교는 계산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교는 기도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은 왜 머리로만 계산하고 예수님을 계산에 넣지 않으세요" 이 일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문제를 내가 가지고 있으면 내 문제지만, 주님께 맡기면 주님의 문제가 됩니다. 내가 일하면 내가 일하지만, 내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시게 됩니다" 라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코로나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위기의 시간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 문제를 내가 부둥켜 안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들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하나님께 아뢸 수 있는 결단과 믿음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주님을 Invilve 시키는 2021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3. 주님의 말씀 앞에 순종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Think Simple)

오늘 본문과 이어지는 말씀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5절부터 9절까지 입니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마리아가 하인들에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하인들은 예수님이 시키는 대로 항아리 아귀까지 물을 채우고, 떠다가 연회장에 갖다 주었습니다.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은 포도주를 맞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했고 하인들만 알았습니다.

하인들이 순종하였기에 하인들은 기적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제자들이 곁에 있었는데도 제자들이 아니라 하인들에게 이 일을 시켰을까요. 그것은 종들만이 가지는 단순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제자들에게 시켰다면 도대체 말이 안된다고 토를 달았을 것입니다. 대신에 종은 주인이 말하면 그대로 합니다. 단순성이 순종의 Key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순종이 중요하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막상 눈 앞에 닥치면 순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똑똑함이, 깊이 생각함이 오히려 문제 해경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이 새해는 너무 계산만 하지 말고, 너무 재지말고 단순함으로 주님께 나아가 순종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