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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5_김치볶음밥

서정원 (JELOME) 2019. 1. 5. 13:01

QT를 막 마무리하고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으니

아내가 식탁 준비를 좀 하라고 성화를 부른다.

오늘 아침은 김치볶음밥이라며

복음밥은 제 시간에 먹어야 맛있는데 하면서

사위 보고 아침 8시까지 오라했는데 안온다며

이래 저래 불만인가 보다.

기다리다가 결국 우리 부부만 먼저 먹고 있으니

사위가 들어선다. 유미도 아윤이 분유 끝내고 나온다.

아내가 해 주는 김치볶음밥은 처음인 것 같다.



김비볶음밥을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난다.

큰누나가 중학교 다닐 시절이었으니

난 초등학교 저학년 이었을 때 인 것 같다.

새벽일찍 읍내로 통학하던 큰누나를 위해

어머니가 작은방 부엌 숯불 위에서

식은 밥과 김치에 참기름을 곁들여 볶아서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면

큰누나가 서둘러 몇숫갈을 떠 먹고 남기면

그것이 그렇게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추억을 듣고 있던 유미가

할머니에 대한 기억으로는

고모들을 위해 그렇게 섬세하게 챙겨준게 생소하단다.

명절 때나 되면 할머니를 찾아 뵙고

그 때마다 할머니가 길 막힌다고

서둘러 가라고만 했던 모습을 보다보니

할머니의 정 많은 모습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가을걷이 때가 되면

우리 식구들은 어른 아이 구별없이

새벽 4시쯤 되면 산너머 책골에 가서

볏짐을 져 날랐는데

어머니는 그 보다 일찍 일어나셔서

식구들이 먹고가도록

김치국밥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고 전했다.

그 때 그 김치국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했더니

아내 왈

처음 시집을 와서 시골에 있을 때

어머니가 들에 나가면서

점심 때 김치국밥 끓여먹자 하곤 가셨는데

한번도 국밥을 끓여 본 적이 없어 난감했는데

나름 신경을 쓰서 끓였더니

그 국밥을 먹으신 어머니가 아내더라

세상에서 먹어본 국밥 중에 제일 맛있다 하셨단다.

장말 맛이 있었었는지

아님 어머니가 며느리 칭찬을 위해 하신 말인지는

글쎄 알 수가 없지만 훈훈한 얘기다.



출장길에서든 나들이길에서든

요즘도 자구 국밥을 먹는다.

장터국밥도 좋아하고 콩나물국밥도 맛있다.

돼지국밥도 맛있다.

옛날 어머니가 물을 끓여

김치와 멸치와 식은 밥 외에는 넣은 것이 없었던

그 김치국밥에 비해 많은 것들이 들어간 국밥이지만

요즘도 그 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식구 모두가 등잔불 아래서 먹던

그 김치국밥 맛이 입가에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