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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1_건강과 에너지

서정원 (JELOME) 2018. 6. 11. 08:59

지난 주말은 되돌아 보니 참 힘든 주말이었다.

토요일 새벽일찍 일어나 묵상의 시간을 가질 때만 해도

참 여유로운 하루였는데......

온 집안에 냄새를 풍기던 마늘짱아찌 병을 Wrapping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보미 여름옷을 챙겨 서울로 가는 길부터

바쁘고 힘든 주말이 시작되었나 보다.

보미 오피스텔에 여름옷을 챙겨 넣고 보미가 꺼내 놓은

겨울과 봄 옷을 챙겨두고 나니 조일제상무 혼사 시간까지

다소 여유가 있을 것 같아서

오피스텔의 여기저기를 정리하다 보니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결혼식 시간이 임박했다 싶어 서둘러 달려가니....

피로연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점심식사를 대충 마치고

서둘러 동탄으로 되돌아 왔다.

잠을 좀 자고 출발했으면 하는 피로감을 느꼈으나

장모님을 걱정하는 아내 마음을 조급하게 할까봐

처형집에 들러 처형을 모시고는 진주로 향했다.

쏱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가져간 누룽지를 다 먹고...

병원에 도착하니 처큰고모께서 병문안 와계셨다.

아내와 처형과 고모님은 밤 늦게까지 일어서실 줄 모르고...

중간에 수진이와 큰 처남이 또 와서 .....

밤 8시쯤 되어 드디어 병원을 나와서 완사에서 저녁을 먹었다.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 주변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곤

처고숙 댁에 병문안을 하고는 병원으로 다시 들러 장모님 뵙고

귀경길에 올랐다.

아내는 멍하니 앉아계신 장모님을 두고 떠나는 것이

자꾸만 마음이 아픈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처형과 아내는 늙어 병원에 누워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한다.

삶의 끝자락을 보면 참 사는 것이 슬픈 일이라고...

집에 돌아와서는 완사에서 거두어 온 배추를 다듬었다.

점심 후에 약을 먹지 않았다고 아내가 많이 힘들어 했다.

아내가 힘들어 하니 그동안 버틴 내 마음이 확 무너짐을 느끼고

그냥 주저 앉고 싶을 정도로 피곤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만두면 다 아내가 힘들게 해야 될 일이기에

끝까지 다듬고 씻고해서 아내가 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저녁을 먹었지만 힘들어서 인지 밥이 모래처럼 느껴졌다.

설거지를 하고 방아잎도 씻어서 갈무리하고 나니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다리에 힘이 없다.

서둘러 지하 캐슬리안 센터에 내려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지만 피로는 풀리지 않고....

집에 들어오자 마자 침대에 쓰러졌다.

나이가 들고 쉬 피곤해지는 몸을 어쩌지는 못하지만

아내의 힘들어 하는 모습에 한꺼번에 주저앉아지는 느낌은

우리의 육체적 에너지 못지 않게 정신적 에너지의 힘이 큼을

느끼게 했다.

아내도 수십년간을 나로 인한 주저 앉음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서로을 배려하는 정신적 에너지 도움이 더 소중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