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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9_아내 홀로 병원에 가게 한 미안함

서정원 (JELOME) 2018. 5. 9. 08:25

아내가 대상포진으로 입원해 있다가 지난주에 퇴원하고

어제 처음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두통이 심하고

오른쪽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서

혼자서 운전해 가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았고

특히 목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더 통증이 심해서

운전은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하지만 지난주까지 아내 돌본다고 휴가랑 조퇴를 하곤 해서

회사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출근은 해야 할 형편이었다.

부득이 출근하면서 5만원을 식탁위에 두고는

조금이라도 힘들면 택시를 타라고 메모를 남기고 출근했다.

출근 하면서 그리고 근무를 하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혼자 병원가기가 어려운 환자를 두고 출근한다는 것이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다.

나이 63세까지도 일할 수 있음을 늘 축복으로 생각했지만

아픈 사람을 두고 일터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삶이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삶이 바람직한 삶일까?

아직도 할 수만 있다면 일을 해야 하는 나이이니

기회를 버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훨씬 크지만

노후에 아픈 배우자를 홀로 두어야 하는 매정한 삶일 것도 같아

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싶다.

걱정하지 말고 회사일에 신경쓰라고는 하지만

정작 아내의 마음 속에 섭섭함이라도 있으면 어쩌나 싶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 아픈 곳이 많아지는 아내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