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08_구릉논인데...어쩌나
해마다 봄가뭄으로 애를 태우더니만
올 봄은 주말만 되면 비가 내려서
온 전답에 물이 넘친다.
아내의 입원과 주말 비가 겹쳐 그동안 논에 가보지를 못했기에
새벽에 일어나 QT를 마치고는 부랴부랴 안성으로 향했다.
온 논에 물이 넘쳐서 들어갈 엄두가 안났지만 발을 걷었다.
우선 외부로부터 논으로 쏱아져 들어오는 물고부터 막고
삽으로 논둑을 깊게 파자 물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하나로는 안 될 것 같아서 무려 네 곳의 논두렁을 헐어서 물고를 텄다.
혹시나 무상으로 흙을 넣어줄 사람이 있을지 몰라
올해는 농사를 포기하기로 작정했지만
그래도 조그마한 땅에라도 작물을 좀 심어 볼까해서
길에서 가장 멀리 있는 부분 일부를 활용하기로 작정하고
그곳과 앞 부분을 가르는 좀 더 깊은 물고를 트기로 했다.
물기가 흠뻑 배인 논에 물꼬를 튼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삽 뜨고 한번 쉬기를 반복했지만
숨이 가쁘고 팔이 저려 왔지만 끝장을 본다는 심정으로 임했다.
대 물꼬를 텄지만 그래도 질어 보여서
그 중 앞 논두렁 부근을 제 일착으로 활용하기로 작정하고
그곳을 가르는 물꼬를 또 트기로 했다.
아침 6시 반쯤에 도착했었는데 어느듯 시간은 1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이렇게 무리를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끝장을 보고나니
팔이 들수가 없을 정도 아파서 간신히 운전해서 귀가하니 12였다.
샤워를 하고자 비누칠을 하는데
오른 쪽 손가락 하나가 경련을 일으키더니 펴지지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뜨거운 물로 찌지니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이도 있고 한데 앞으로는 절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준비했는데 골병들게 해서는 안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