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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2_장모는 왜 늘 미안해야 할까

서정원 (JELOME) 2018. 5. 2. 08:45

어제 아침에 아내가 장모님과 통화를 한 후

섭섭한 점이 있었나 보다.

유미가 출산한다고 해서 장모님이 참기름을 두어병

짜서 준비해 준다고 했었었는데

자신이 병실에 누워 있어서 못 간 사이에 6병 모두를

다른 자녀들과 손주와 지인에게 주었다는 소릴 듣고는

많이 섭섭해서 한소리 했단다.

평소에 큰 일만 생기면 막내딸에게 손을 내밀면서

뭘 줄 때는 꼭 섭섭하게 한다고....

아마 유미와 관련된 외할머니로서의 사랑의 기대가

허물어져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늘 우린 살만하니 언니와 오빠 챙겨주라 했었는데...


혹 장모님이 마음에 속상함이 있을까 하고 염려되어

오늘 아침 출근 하자마자 전화를 드렸다.

이것저것 안부를 묻고 문안인사를 드리려 했었지만

연거푸 말씀을 이으시는 장모님의 말씀에

내 하고자 했던 말은 전혀 하지 못했다.

딸이 병원에 있다니 얼마나 걱정이 될지 아는데도

자꾸만 내게 미안하다고만 하신다.

엄마는 딸을 수십년 전에 시집을 보냈는데도

아직도 남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줄 아시나 보다.

그 딸이 우리 가정을 일구고 가꾸어 온

우리 집의 대들보요 주인인데도...

그런 부모의 마음이 가슴 아픈 아침이다.

장모는 절대 죄인이 아니고

애지중지 키워서 보물을 주신 고마운 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