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07_QT_C_시편8편_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 말씀전문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깃딤에 맞춘 노래]
1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2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3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5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6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7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8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9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 묵상
오랜 전 일이지만 내 삶에서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 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집안 제사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내가 살고 있던 곳은 수원이었고 부모님 댁은 진주였습니다. 할머니의 제사는 봄입니다.
마침 그 사고가 있었던 그 해는 할머니 제사가 금요일이고 그 주 주말 일요일에 초등학교 동창회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내는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 여행 중이었습니다. 그 해 동창회 체육대회 주관 기가 18회인 우리 기였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제사에 참석하고, 토요일에는 같은 동기들이 모여서 행사 준비도 하고, 저녁에 술집에서 술도 거나하게 마셨습니다. 난 고향과 멀리 떨어져 살던 터라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근 30년 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몹시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다음날 체육대회를 참석했습니다. 오후 늦게 체육대회가 끝나고 수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산청 휴게소를 지나 생초나들목 근처까지 오자 엄청난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흔들어도 졸음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억지로 졸음을 쫒으면서, 다음 휴게소인 함양휴게소에 도착하면 한숨 눈을 붙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방금 했던 것 같은데, 눈을 떠 보니 이미 내 차는 중앙분리대를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아차 싶어 핸들을 꺾었지만 차는 그대로 중앙분리대를 박고 튀어 나왔고, 그때부터 핸들이 지그재그로 내 마음과는 관계 없이 아무렇게나 움직였습니다. 뒤를 따르던 차들이 놀라서 끽끽 소리를 내며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우리는 고속도로에서 졸음을 만나면 쉼터나 휴게소에서 쉬어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그 쉼터나 휴게소는 아직 내 곁에 없습니다. 우리가 졸음을 피할 곳으로 가지 전에 이미 사고는 일어나게 됩니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시스템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편 말씀을 묵상하면서 줄기차게 '주께 피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그럼 우리가 피해야 하는 그 주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어디로 가서 그 분에게로 피할 수 있을까요? 내가 환란 중에 있을 때, 내 곁에 없으면 우리는 이미 그 환란에 굴복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오늘 말씀은 그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1절입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하나님은 높은 산 위에만 계신 분이 아닙니다. 성전에만 계신 분이 아닙니다. 온 땅에 계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권능이 하늘을 덮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피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피할 수 있는 분입니다. 우리가 더 선을 베풀어야만 우리를 피할 수 있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못이 있어도 그 잘못이 있는 상태 그대로,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부르고 피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이 얼마나 든든한 피난처입니까?
다윗은 사울을 피해 블레셋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블레셋은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그 골리앗의 종족입니다. 다윗을 철천지 원수같이 여겼을 그곳 블레셋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런 블레셋에도 하나님이 계시고 하나님이 함께 해주신다는 것 믿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노래했습니다. 오늘 말씀의 표제어는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깃딤에 맞춘 노래'입니다. 깃딤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나, 시편에 이 깃딤에 맞춘 노래라는 시가 수차례 나옵니다. 81편에도 나오고 84편에도 나옵니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기쁘고 즐거이 노래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를 보면 아마도 깃딤에 맞춘 노래라는 것은 축제의 노래일 확율이 높습니다. 다윗은 블레셋에서도 하나님이 그곳에도 계심을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이 어디에든 계시다는 것 만으로도 기쁘게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에게로 피하는 자에 대해, 오늘 말씀은 또 다시 그런 우리를 하나님이 어떻게 돌봐주실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2절입니다.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하나님 품으로 피하는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그런 어린 아이 같은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권능을 세우고 대적들을 잠재울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또 5절입니다.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하나님 다음의 자리가 되도록 영광스럽게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일인 지하 만인 지상의 자리까지 올려주신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내 곁에 계시는 그 하나님을 믿고, 오늘도 힘차게 출발하여, 언제든 하나님께로 피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나의 피난처이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하지 않고 내 소견대로 해결하려고 몸부림쳐 왔던 제 삶을 회개합니다. 이제라도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만이 내 피난처임을 깊이 인식하며 살아가도록 도와주옵소서. 낙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환란 때마다,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울 때마다, 주를 찾고 주의 권능을 사모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또한 하나님이 언제 어디서나 나를 살피시고 계심을 기억하고, 늘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만 가도록 결단하고, 용기있게 헤쳐가며 살게 하옵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누리며 사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