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13_QT_C_욥기17장_나의 손을 잡아 줄 자가 누구리이까
○ 말씀전문
1 나의 기운이 쇠하였으며 나의 날이 다하였고 무덤이 나를 위하여 준비되었구나
2 나를 조롱하는 자들이 나와 함께 있으므로 내 눈이 그들의 충동함을 항상 보는구나
3 청하건대 나에게 담보물을 주소서 나의 손을 잡아 줄 자가 누구리이까
4 주께서 그들의 마음을 가리어 깨닫지 못하게 하셨사오니 그들을 높이지 마소서
5 보상을 얻으려고 친구를 비난하는 자는 그의 자손들의 눈이 멀게 되리라
6 하나님이 나를 백성의 속담거리가 되게 하시니 그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구나
7 내 눈은 근심 때문에 어두워지고 나의 온 지체는 그림자 같구나
8 정직한 자는 이로 말미암아 놀라고 죄 없는 자는 경건하지 못한 자 때문에 분을 내나니
9 그러므로 의인은 그 길을 꾸준히 가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느니라
10 너희는 모두 다시 올지니라 내가 너희 중에서 지혜자를 찾을 수 없느니라
11 나의 날이 지나갔고 내 계획, 내 마음의 소원이 다 끊어졌구나
12 그들은 밤으로 낮을 삼고 빛 앞에서 어둠이 가깝다 하는구나
13 내가 스올이 내 집이 되기를 희망하여 내 침상을 흑암에 펴놓으매
14 무덤에게 너는 내 아버지라, 구더기에게 너는 내 어머니, 내 자매라 할지라도
15 나의 희망이 어디 있으며 나의 희망을 누가 보겠느냐
16 우리가 흙 속에서 쉴 때에는 희망이 스올의 문으로 내려갈 뿐이니라
○ 묵상
욥의 세 친구는 끈질기게 욥에게 강요합니다. 욥이 고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욥 자신에게 죄가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순순히 자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욥 또한 끈질기게 반항하고 있습니다. 그가 순순히 그들의 강요에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 발단의 원인이 내게 있지 않더라도, 좋은 게 좋다고 그냥 타협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툼을 말리는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하라고 강권합니다. 그러나 그러고 나면 뭔가 억울하고 찝찝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세상 일에는 사실을 접어둔 채 그냥 타협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붙잡아야 하는 것도 분명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욥이 끝까지 붙잡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신에게 떨어진 불행에 대해 친구들의 충고대로 그냥 하나님께 잘못했다고 고백하고 용서를 빌면 될까요? 아닙니다. 욥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붙잡고 싶었던 것입니다. 자신을 정죄하는 하나님으로만 하나님을 가슴에 담아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하나님으로 붙잡고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듣고 호통을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아버지가 나를 호통만 치는 분이라는 생각만 가지게 되면 엇나가게 됩니다. 사사건건 반항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꾸중 너머에 아버지의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아버지의 꾸중도 약이 됩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꾸중 앞에서 그냥 잘못했다고 무릎만 꿇는 자가 아니라 아버지의 진실한 사랑을 깨닫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욥이 발버둥치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공의와 정의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진실로 느끼고 받아들이려는 것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잘못이 있으면 회개하고 돌아서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언제나 나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심을 깨닫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의 손을 잡아주실 분, 그 분은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 기도
사랑이 많으시고 자비로운 하나님 아버지!
저의 삶이, 저의 신앙이 많이 부족합니다. 어떨 땐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를 드리는 것 자체도 송구스럽고 부끄럽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아침에 여전히 하나님은 저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다시 기쁜 마음으로 이 하루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저의 기쁨이 되시고, 저의 힘과 능력이 되어주옵소서. 그리고 저도 그런 변치 않는 사랑을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내리게 하시고, 이웃을 사랑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