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28_QT_C_욥기15장_네 죄악이 네 입을 가르치나니
○ 말씀전문
1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하여 이르되
2 지혜로운 자가 어찌 헛된 지식으로 대답하겠느냐 어찌 동풍을 그의 복부에 채우겠느냐
3 어찌 도움이 되지 아니하는 이야기, 무익한 말로 변론하겠느냐
4 참으로 네가 하나님 경외하는 일을 그만두어 하나님 앞에 묵도하기를 그치게 하는구나
5 네 죄악이 네 입을 가르치나니 네가 간사한 자의 혀를 좋아하는구나
6 너를 정죄한 것은 내가 아니요 네 입이라 네 입술이 네게 불리하게 증언하느니라
7 네가 제일 먼저 난 사람이냐 산들이 있기 전에 네가 출생하였느냐
8 하나님의 오묘하심을 네가 들었느냐 지혜를 홀로 가졌느냐
9 네가 아는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이냐 네가 깨달은 것을 우리가 소유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냐
10 우리 중에는 머리가 흰 사람도 있고 연로한 사람도 있고 네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느니라
11 하나님의 위로와 은밀하게 하시는 말씀이 네게 작은 것이냐
12 어찌하여 네 마음에 불만스러워하며 네 눈을 번뜩거리며
13 네 영이 하나님께 분노를 터뜨리며 네 입을 놀리느냐
14 사람이 어찌 깨끗하겠느냐 여인에게서 난 자가 어찌 의롭겠느냐
15 하나님은 거룩한 자들을 믿지 아니하시나니 하늘이라도 그가 보시기에 부정하거든
16 하물며 악을 저지르기를 물 마심 같이 하는 가증하고 부패한 사람을 용납하시겠느냐
17 내가 네게 보이리니 내게서 들으라 내가 본 것을 설명하리라
18 이는 곧 지혜로운 자들이 전하여 준 것이니 그들의 조상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였느니라
19 이 땅은 그들에게만 주셨으므로 외인은 그들 중에 왕래하지 못하였느니라
20 그 말에 이르기를 악인은 그의 일평생에 고통을 당하며 포악자의 햇수는 정해졌으므로
21 그의 귀에는 무서운 소리가 들리고 그가 평안할 때에 멸망시키는 자가 그에게 이르리니
22 그가 어두운 데서 나오기를 바라지 못하고 칼날이 숨어서 기다리느니라
23 그는 헤매며 음식을 구하여 이르기를 어디 있느냐 하며 흑암의 날이 가까운 줄을 스스로 아느니라
24 환난과 역경이 그를 두렵게 하며 싸움을 준비한 왕처럼 그를 쳐서 이기리라
25 이는 그의 손을 들어 하나님을 대적하며 교만하여 전능자에게 힘을 과시하였음이니라
26 그는 목을 세우고 방패를 들고 하나님께 달려드니
27 그의 얼굴에는 살이 찌고 허리에는 기름이 엉기었고
28 그는 황폐한 성읍, 사람이 살지 아니하는 집, 돌무더기가 될 곳에 거주하였음이니라
29 그는 부요하지 못하고 재산이 보존되지 못하고 그의 소유가 땅에서 증식되지 못할 것이라
30 어두운 곳을 떠나지 못하리니 불꽃이 그의 가지를 말릴 것이라 하나님의 입김으로 그가 불려가리라
31 그가 스스로 속아 허무한 것을 믿지 아니할 것은 허무한 것이 그의 보응이 될 것임이라
32 그의 날이 이르기 전에 그 일이 이루어질 것인즉 그의 가지가 푸르지 못하리니
33 포도 열매가 익기 전에 떨어짐 같고 감람 꽃이 곧 떨어짐 같으리라
34 경건하지 못한 무리는 자식을 낳지 못할 것이며 뇌물을 받는 자의 장막은 불탈 것이라
35 그들은 재난을 잉태하고 죄악을 낳으며 그들의 뱃속에 속임을 준비하느니라
○ 묵상
큰딸 내외가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아내가 외손녀를 돌보기 시작한지도 벌써 수년이 되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든 할머니가 어린 아이를 돌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극한 직업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다행히 아내는 손녀 돌보는 일을 즐거워하고 행복해 합니다.
사람들을 만나 식사도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모임을 이루어 정기적으로 골프도 치기도 하면서 살아오다가, 모든 것을 접고 오로지 외손녀 돌보는 일에만 매여 있으면서도, 아이가 자라가는 모습과 방긋방긋 아이가 주는 기쁨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가 다섯 살이 되고 여섯 살이 되면서 조금씩 자기 주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깨워서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아침 시간은 할머니에게는 정말 전쟁 같은 시간입니다. 할머니가 해주는 대로 고분고분 할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옷도 할머니가 골라주는 대로 고분고분 입지를 않습니다. 등원 시간에 맞추어야 하는 바쁜 아침 시간에 할머니는 진을 뺍니다.
어제는 추석을 앞두고 한복을 입고 유치원에 등원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한복에 맞추어서 머리도 땋아주어야 하고, 머리 핀도 거기에 맞추어서 공들여 치장을 해주었는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찌어찌 하여 겨우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온 아내는 그냥 소파에 그대로 털썩 주져앉았습니다. 아침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당연히 자기 주장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아이가 커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우리가 반가워하고 기뻐해야 할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생각대로 아이가 고분고분 하지 않는다고 힘들어 합니다. 내 경험, 내 시각으로, 이렇게 입히면 예뻐 보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욥과 친구들과의 설전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습니다. 15장은 가장 연장자인 엘리바스가 두번 째로 나서는 장면입니다. 친구 세 명이 돌아가면서 욥에게 충고를 했는데, 그 때 마다 욥이 따박따박 대꾸를 하자 엘리바스가 "네 죄악이 네 입을 가르치나니 네가 간사한 자의 혀를 좋아하는구나"(5절) 하면서 화를 냅니다. 소위 '그 입 좀 닫아라' 라는 의미입니다. 그냥 친구들이 하는 말을 고분고분 받아들이고 회개하면 될 것을 뭘 그리 말이 많냐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로하거나 충고할 때 자기의 생각과 주장과 경험과 지식만을 강요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무조건 고분고분 듣고 따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자기의 주장만이 옳다는 생각에는 발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경험한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대방은 경험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위로도 격려도 충고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남의 생각과 의견과 경험도 듣고 수용하려는 자세입니다. 그래야먄 내가 가진 지식에 다른 사람이 경험한 지식을 간접적 지식으로 받아들여서 나를 성숙시켜 갈 수 있습니다. 서구 사람들은 학교에서부터 토론을 하면서 지식을 쌓아가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암기하는 방법으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특히 토론에 약합니다. 외국의 대학으로 MBA과정을 수료하러 가면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조를 이루는 것을 기피한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토론시간에 입을 닫고 있거나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말하기 보다는 듣는 것을 더 보완해야 합니다. 말하는 것은 내 지식을 내밷는 것이고, 듣는 것은 남의 지식을 내 것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듣는 것이 나를 성장시키지 밷는 것이 나를 성장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더 경청하는 모습을 가지도록 자신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오늘 엘리바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듣는 자의 모습, 경청하는 자로 성장해 갈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중한 말씀을 묵상케 하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부터 추석 귀성 행렬이 시작됩니다. 고향을 찾는 모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자기를 뽐내려는 모습을 버리고, 경청을 통해 진정한 위로자가 되고, 예수님의 모습을 전하는 복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출발을 하게 됩니다. 분주함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궈성길이 되게 하시고, 안전사고 없는 추석 연휴가 되게 하옵소서.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자기를 드러내어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진정한 위로자들이 되는 복된 한가위 되게 하옵소서.
우리 믿는 자들의 경청하는 삶의 모습을 통해, 삶을 통한 복음을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이고, 이 땅에 하나님의 복음이 가득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역사가 이어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