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14_QT_C_욥기7장_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옵소서
○ 말씀전문
1 이 땅에 사는 인생에게 힘든 노동이 있지 아니하겠느냐 그의 날이 품꾼의 날과 같지 아니하겠느냐
2 종은 저녁 그늘을 몹시 바라고 품꾼은 그의 삯을 기다리나니
3 이와 같이 내가 여러 달째 고통을 받으니 고달픈 밤이 내게 작정되었구나
4 내가 누울 때면 말하기를 언제나 일어날까, 언제나 밤이 갈까 하며 새벽까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는구나
5 내 살에는 구더기와 흙 덩이가 의복처럼 입혀졌고 내 피부는 굳어졌다가 터지는구나
6 나의 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니 희망 없이 보내는구나
7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옵소서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하리이다
8 나를 본 자의 눈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고 주의 눈이 나를 향하실지라도 내가 있지 아니하리이다
9 구름이 사라져 없어짐 같이 스올로 내려가는 자는 다시 올라오지 못할 것이오니
10 그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고 자기 처소도 다시 그를 알지 못하리이다
11 그런즉 내가 내 입을 금하지 아니하고 내 영혼의 아픔 때문에 말하며 내 마음의 괴로움 때문에 불평하리이다
12 내가 바다니이까 바다 괴물이니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나를 지키시나이까
13 혹시 내가 말하기를 내 잠자리가 나를 위로하고 내 침상이 내 수심을 풀리라 할 때에
14 주께서 꿈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시나이다
15 이러므로 내 마음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숨이 막히는 것과 죽는 것을 택하리이다
16 내가 생명을 싫어하고 영원히 살기를 원하지 아니하오니 나를 놓으소서 내 날은 헛 것이니이다
17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크게 만드사 그에게 마음을 두시고
18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순간마다 단련하시나이까
19 주께서 내게서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내가 침을 삼킬 동안도 나를 놓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리이까
20 사람을 감찰하시는 이여 내가 범죄하였던들 주께 무슨 해가 되오리이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셔서 내게 무거운 짐이 되게 하셨나이까
21 주께서 어찌하여 내 허물을 사하여 주지 아니하시며 내 죄악을 제거하여 버리지 아니하시나이까 내가 이제 흙에 누우리니 주께서 나를 애써 찾으실지라도 내가 남아 있지 아니하리이다
○ 묵상
어제 외손녀를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신협에 볼 일이 있다고 해서 곧장 신협으로 갔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다시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꾸만 깜빡깜빡 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협 여직원에게 스마트폰으로 자동 이체가 되지 않아서 직접 내방하여 처리할 수 밖에 없어서 왔다고 했더니 그 여직원이 스마트폰 엡을 한번 보게 폰을 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폰을 넘겨주고 조금 있으니 그 직원이 아내더러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신분증이 폰 커버 속에 있는데 폰을 안가지고 온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 창구 직원이 '어머님 폰은 여기 있는데요' 하더라는 것입니다.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떨 때는 약속도 잊어버리고, 심지어는 부모님도 잊어버린 채 생업에 빠져 살게 됩니다. 이 잊어버림이 머리를 가볍게 하고 삶을 가볍게 하는 잇점도 있지만 우리는 이 잊어버림 때문에 아파하고 허무해 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일이면 교회에 나가 열심히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이 나의 주이심을 감사하게 여기며, 새로운 한 주도 꼭 주님이 나와 함께 해 주십사고 기도도 합니다. 그러나 월요일이 되어 일터나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면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삽니다.
살아가면서 혹독한 고난 앞에 놓였을 때도 나를 도와 줄 '사람'이 누가 없을까에 몰두하지 정작 나를 도와주실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것이 우리 인간의 연약함이요, 우리들의 신앙입니다.
오늘 욥은 엘리바스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고통이 너무나 커서 그냥 죽고 싶다고까지 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처지와 신세를 한탄하고 원망합니다. 그러다가 그는 문득 하나님을 깨닫게 됩니다. 7장 모두가 자기에게 주어진 아픔을 하소연하지만 7절에서 드디어 "내 생명이 한낱 바람 같음을 생각하옵소서 나의 눈이 다시는 행복을 보지 못하리이다" 라며 하나님을 기억해 내고 하나님의 구원을 소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잊고 살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부르고 찾아야 할 분, 기억해 내고 회복해야 할 분은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을 누가 먼저 기억하고 회복하는냐가 바로 신앙의 성숙을 말합니다. 그 빠른 회복을 위해 우리는 평소에 늘 하나님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화재가 나면 소화기를 먼저 찾는 것은 평소에 그것을 훈련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난의 화재 속에서 소화기를 찾듯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도 평소에 끊임없는 훈련을 해두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혹독한 아픔 아래에서 그냥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내 삶이 무너질 때 하나님에게 나서기가 부끄러워 차마 기도도 못할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그런 부끄러운 마음이라도 갖게 되는 것은, 그래도 제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산다는 증거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들기 전에 평소에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말씀과 기대대로 살아가는 저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오직 하나님 만이 저의 구원자이시고 주이심을 고백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말씀에 더 집중하고, 기도에 더 성실한 삶을 살아가게 성령께서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