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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5_가을 아침에 만난 숲속길의 평안

서정원 (JELOME) 2019. 9. 15. 08:18

여름은 두려움으로 기다리고

가을은 반가움으로 기다립니다.

그런 기다림이

여름은 너무 빨리 다가오는 것 같고

가을은 너무 더디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비로소 가을의 문이 열리는 날 같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섭니다.


중보기도 사역 시간을 일요일 새벽으로 잡은 것은

주일 아침이 가장 소란스럽지 않은 시간 같아서 이고

아침 일찍 기도에 몰두하다 보면

예배도 경건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5시 경에 일어나 곧바로 교회 중보기도실로 가지만

오늘은 캐슬리안센터 사우나실 문이 열려있기에

샤워를 하고는 교회로 향했습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드리는 기도라서

더욱 집중되고 은혜스러운 시간인 것 같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은 항상

리베라골프장을 넘어오는 길을 택합니다.

필드 중앙으로 난 길은 우거진 숲으로 덮여 있습니다.

싱그러운 공기를 들어마시려고 창문을 엽니다.

공기가 아침 이슬에 적셔져서 창문을 넘어와

내 폐 깊숙이 파고듭니다.

숲은 우리 마음에 여유로움을 줍니다.

그 여유로움이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조급한 마음은 풍경을 보지 못합니다.

여유로운 마음에서야 주변이 보이고

주변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가을 아침의 싱그러움이 내게 여유를 가져다 주고

가을이 더디 찾아옴을 조급해 하지 않게 합니다.

깊이 들이 마시는 가을 공기처럼

천천히 부드럽게 가을이 찾아오기를 소망합니다.

이 가을이 내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평강과 화평이 내 삶 깊숙이 자리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