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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7_엄마는 눈물이 된다

서정원 (JELOME) 2019. 5. 27. 13:26


오늘도 어김없이 회사에서 퇴근한 부부는
칠순이 넘으신 어머님이 차려주는 저녁상을 받습니다
.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안 살림은
통째로 눈이 침침하고 허리까지 굽은 어머님의
차지가 돼버린 것입니다
.
그날도 어머니가 요리하신 저녁상을
평소처럼 받아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
식사를 다 마친 아들에게 어머니가 불쑥 말을 했습니다.
"
나 돋보기 하나 사야 할 것 같다."
생전 당신 입으로 뭐 하나 사달라고 하신 적도 없고
신문 한 장 정확하게 읽을 수 없는 어머니가
돋보기를 사달라 하시니 웬일인가 싶었지만
,
아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먼저 퇴근한 아내가 막 현관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다가와 호들갑을 떱니다
.
"
여보 아무래도 어머님이 좀 이상해요.
어제는 안경을 사달라고 하시더니,
평소 잘 안 하시던 염색까지 하셨지 뭐야?"
아들 내외의 대화를 우연히 들은 노모는
멋쩍으신지 모른 채 하곤 부엌으로 갑니다
.
그리곤 언제 장만했는지 돋보기를 끼고 쌀을 씻습니다.
그리고 식사 준비가 다 되어 식탁 앞에
아들과 며느리가 앉자 어머니가
침묵을 깨며 말했습니다.

"안경은 내가 장만했으니 신경 쓰지 마라.
엊그제 손자 녀석 밥그릇에 흰머리가 하나 들어갔나 보더라.
그걸 보고 애가 어찌나 투정을 부리던지...
인자 안경도 끼고 머리도 염색했으니

앞으로는 그럴 일 없겠지."
아들은 그제야 어머니가 왜 돋보기를 사달라고 하셨는지,
하얗게 센머리를 왜 염색하셨는지 알게 됐습니다.
죄송함에 아무 말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아들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
먹고 살기 힘들다고 늘 바라기만 했을 뿐,
어머니의 머리가 온통 백발이 된 것도
아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
자신의 눈이 불편해지고,
성성한 백발이 느는 것보다
가족들의 불편을 먼저 생각하시는 분
.
바로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니라 당연한 건 없는데
왜 우리는 항상 당연한 것처럼 고마움을
잊고 사는 걸까요
.

 

             - 따뜻한 하루 -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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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어른과 장모님을 대전 현충원에 모신 후에

지난 겨울에 한번 찾아 뵙고는 가 보지 못했다.

임시 묘비가 석비로 설치되었다는 소식을

지난 봄에 접했는데, 아내는 한번 가 보고 싶은지

몇 번 얘기를 했지만 바쁜 일상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토요일에 아윤이와 유미,

그리고 처형과 함께 다녀왔다


66일 현충일을 앞두고

현충원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길가에도 많은 차들이 주차를 하고 있었다.

지난 해 장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고구마가 먹고 싶다고 했지만

못내 드리지 못하고 보낸 게 마음에 남아 있다면서

고구마도 구워서 가져다 드렸다.

아윤이 영상을 보면서 흐뭇해 하시던 모습이 선 해서

아윤이 왔다고 인사도 드렸다.

돌아가시고 찾아 뵙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만

그래도 우리는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우리 마음에 도리를 다한다.


우리는 엄마에 대한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이 되어

우리 속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손길은 오랜 고생으로 쭈글쭈글 하지만

우리에게는 부드럽고 따스함으로 남아있고

어머니의 눈가에는 잔주름 투성이이지만

어머니의 눈길은 자애롭고 자비로움 그 자체이다.

어머니의 어깨를 감싸 안아 보면

우리는 그 연약함 속에서도 전해져 오는

따스함을 느끼게 된다.


엄마는 자식이 보고 싶다.

그리고 자식이 떠나지 않고 옆에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마음은 그래도 입은 어서 가라 하신다.

길 막힌다고 서두르라고 하신다.

는 자신의 마음을 기는데 이골이 나신 것 같다.

우리는 그 마음을 알면서도

돌아가는 길이 늦으면 불편하다는 이기심으로

이 엄마의 속마음을 모른 체 한다.

그런 기억들이 나중에 전부

내 눈가의 눈물이 되게 할 줄 뻔히 안다.

그래서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는

우리의 눈물이 된다.

우리도 조금씩 그 엄마가 되어 간다.

자녀가 생겨서 되는 엄마를 지나,

내 자녀들의 눈물이 될 그 엄마가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