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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9_고추잠자리
서정원 (JELOME)
2018. 11. 9. 13:00
연 이틀 동안 오던 가을비가 그치고
햇살이 찾아왔기에 점심 먹은 후에
잠시 회사 내의 연못가를 찾았다.
이번 비로 평소보다 물이 불어난 것을 보니
제법 비가 왔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연못 속에는 불어난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고
그 위로 한쌍의 고추잠자리가 사랑을 나누며 날고 있다.
이러저리 자유롭게 날다가 연못물에 배를 부딪히자
다가온 늦가을 연못물의 차가움을 느껴서인지
급히 비상을 한다, 아마도 사랑놀음이리라.
잠자리를 본 지가 참 오래된 것 같다.
가을걷이를 해서 타작마당에서 탈곡을 하는 동안에
수많은 잠자리 무리가 타작마당 위를 날아다니며
일터를 마치 축제의 자리처럼 여기게 했었었다.
그런 잠자리를 잡으려고 대빗자루로 겨누어서
탁 두드려 잡기도 했었었다.
잠자리를 잡는데는 대빗자루가 최고였다.
대빗자루는 듬성듬성 공간이 많아서
잠자리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잡을 수 있었었다.
그렇게 잡은 잠자리를 물병에 담아두고는
밤새 잊어버리고 나면 다음날 아침 우리는
죽어있는 잠자리를 대하곤 했었다.
소중한 생명인데 왜 그렇게 무심하게 잡았었는지 모르겠다.
잠자리는 우리에게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게 한다.
하늘을 수놓을 정도로 떼지어 날아다니는 잠자리처럼
우리도 인생을 자유롭게 살 필요가 있다.
경쟁과 조급함을 버리고 한번씩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곤충들을 눈여겨 보면서
여유를 가지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을 듯 하다.